대우건설,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로 EPD 인증… 건설사 첫 저탄소 자재 공인

박동혁 기자 / 기사승인 : 2025-10-27 14:2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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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대신 고로슬래그로 CO₂ 최대 54%↓… 연내 ‘저탄소제품’, 내년 ‘탄소감축’ 추가 인증 추진

 

[한국건설경제뉴스=박동혁 기자] 대우건설이 한라시멘트와 함께 개발한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가 정부의 환경성적표지(EPD) 인증을 획득했다. 국내 건설사가 자체 개발한 콘크리트로 EPD 인증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건설 현장에서 쓰이는 핵심 자재 단계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기술이 공식 검증을 받았다는 점에서 업계의 의미 있는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자사가 한라시멘트와 공동 개발한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DECOCON)’가 기후에너지환경부의 환경성적표지(EPD) 인증을 획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인증은 국내 건설사 개발 콘크리트 제품이 정부의 공인 체계에서 전 과정 환경 영향을 정량 검증받아 공개 가능한 수준으로 인정된 첫 사례다.

환경성적표지(EPD)는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생산, 시공, 사용, 폐기 단계까지 전 생애주기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수치화해 공개하는 제도다. 이번 심사에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참여해 현장 데이터 기반으로 탄소 배출 저감 효과를 검증했고, 서류 심사와 현장 심사를 모두 통과했다.

대우건설에 따르면 ‘탄소저감 조강형 콘크리트’는 조강형 슬래그 시멘트를 활용해 기존 콘크리트에서 온실가스 배출의 주요 원인인 시멘트 사용량을 고로슬래그(철강 생산 부산물) 미분말로 치환하는 방식이다. 이 공법으로 기존 콘크리트 대비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최대 54%까지 줄일 수 있다는 내부 산정 결과가 제시됐다.

기술적 활용성도 강조됐다. 그동안 ‘조강형 콘크리트’는 빠른 강도 발현 특성 때문에 주로 프리캐스트(사전 제작 부재) 위주로 쓰였지만, 대우건설은 이번 모델을 현장 타설 구조물 전반에 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절기에도 조기 강도와 내구성을 확보할 수 있어 계절 제약이 적고, 실제 공사 일정에도 맞출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다.

대우건설은 현재 전국 주요 8개 현장에 이 탄소저감 콘크리트를 이미 적용했거나 적용을 진행 중이며, 향후 확대 적용을 지속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 제품을 ‘현장 단위 탄소감축 솔루션’으로 제시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공정별 탄소배출량 관리 체계에도 연결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이번 EPD 인증을 시작으로 단계별 친환경 인증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건설은 12월 중 기후에너지환경부 ‘저탄소제품’ 인증, 내년 2월 대한상공회의소 ‘탄소감축인증’을 추가 취득하는 일정을 추진 중이다. 탄소감축인증은 특정 자재나 공법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공식화해 탄소크레딧(배출권) 전환의 기반으로 삼을 수 있는 제도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건설사 최초로 EPD 인증을 받았다는 건 단순한 친환경 마케팅이 아니라, 탄소중립 시대에 요구되는 자재 경쟁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저탄소제품 인증과 탄소감축 인증까지 순차적으로 확보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고,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정책 흐름에 맞춰 현장 적용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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