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니즈는 차별화...삼성·현대도 카드 잘못 꺼냈다 대패
2034년 종료되는 용산역사 점용기간, HDC현산도 노원으로
[한국건설경제뉴스=박동혁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HDC용산타운’ 계획을 내걸고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 수주에 나섰다. 그러나 이른바 ‘타운화 전략’은 이미 과거 용산에서 잇따라 고배를 마신 바 있어, 이번 전략이 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
건설사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일대 재개발 구역을 하나의 대단지처럼 묶는 전략은 과거 삼성물산, 현대건설 등도 시도했지만, ‘단일 단지의 희소성’을 중시하는 조합원 정서와 맞지 않아 패배한 전력이 있다. HDC현산도 이 흐름을 거스르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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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DC현산은 '용산 정비창전면 제1구역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위해 용산역 인근 자산과 연계한 ‘HDC용산타운’ 조성을 제안했다. HDC신라아이파크면세점, 용산역 아이파크몰, 철도병원부지 개발 등과 시너지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정경구 HDC현산 대표는 지난 4월 24일 현장 방문에서 “HDC타운으로 조성해 안정성과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브랜드타운 전략은 이미 용산에서 반복된 실패 사례가 있어 업계는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2007년 삼성물산은 ‘래미안 타운’을 기치로 용산 전면 2~4구역, 이촌동 등지의 재개발을 통합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웠지만, 조합원들은 ‘단 하나의 명품 단지’를 원하며 대우건설을 선택했다. 표차는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올해 초 현대건설도 한남3·4구역을 연계한 ‘디에이치타운’ 전략을 내세웠지만, 한남4구역 조합은 단독 개발을 제안한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줬다. ‘더블 스코어’로 패배한 사례가 또 한 번 재현된 셈이다.
HDC현산이 이번에도 이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브랜드 결합이나 자산 연계보다, 조합원들은 개별 단지의 독립성과 희소성을 더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 HDC 없는 HDC 용산타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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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2일 HDC현대산업개발은 서울특별시, 노원구와 함께 광운대역세권 개발사업을 통해 광운대역 물류 부지를 동북권 신생활·지역경제 거점으로 조성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 HDC현대산업개발 제공 |
또한 HDC현산은 2034년까지 용산역 철도부지 점용권을 갖고 있지만, 이후에는 국가철도공단에 기부채납될 예정이어서 ‘용산타운’ 구상도 장기적 관점에서는 불투명하다는 평가다. 이미 HDC현산은 노원구 광운대역 개발지구로 본사 이전을 확정한 상태다.
여기에 스카이브릿지 건립 제안, 인당 20억 원 규모의 이주비 지원 등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고금리 상황에서 이주비 이자 조건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조합원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평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촌 조합원은 차별화를 원하지 대규모 브랜드 집합을 선호하지 않는다”며, “실현 가능한 조건을 중심으로 조합원 맞춤형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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