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소규모정비 ‘무책임 수수료’ 뿌리뽑는다…표준기준 마련·엄정 대응

최대식 기자 / 기사승인 : 2026-11-02 14:5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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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자금조달 책임 안 지고 매출액 최대 2.8% 챙기는 불합리한 공동시행 관행 전면 개선
12월 표준동의서·협약서 배포…국토부에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 두 차례 건의
▲사진=서울

 

[한국건설경제뉴스=최대식 기자] 서울시가 자금력과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돕는다는 취지로 도입된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공동시행’ 제도를 악용해, 시공이나 자금조달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는 불합리한 관행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서울시는 공동시행 계약을 맺은 45개 구역을 분석하고 조합 2곳을 실태 점검한 결과, 불투명한 선정 절차와 과도한 수수료 선지급, 계약상 책임 부재 등 구조적 문제가 확인됐다고 2일 밝혔다. 

이에 따라 시는 오는 12월 자체 표준기준을 마련하고 자치구와 함께 위법·부당 행위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다.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공동시행은 전문성이 부족한 조합을 건설업자가 초기부터 지원하도록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일부 건설업자가 정비업체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시공과 자금조달 책임은 지지 않고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 10월 기준 공동시행에 참여 중인 3개 건설업자의 45개 구역 계약서를 '정비사업 표준공동시행 협약서'와 비교·분석한 결과, 세 가지 주요 문제가 드러났다.   

우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 선정 때 거치는 경쟁입찰 절차를 우회하는 문제가 지적됐다. 건설업자는 조합설립 동의 관련 업무나 사업성 검토, 시행계획인가 신청 등 정비업체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조합원 과반수 동의만으로 선정되어 경쟁과 검증이 우회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도의 핵심 취지인 '자금조달' 업무는 대다수 계약서에 명시조차 되지 않았으며, 시공자는 조합이 별도로 선정해야 했다.   

과도한 수수료와 조기 선지급 관행도 도마에 올랐다. 45개 구역 모두 총매출액의 2.0~2.8%를 수수료로 정했으나, 기준이나 예상 총액을 명시한 계약은 없었다. 업계 통상 분양수입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정비업체 용역비의 4배를 넘는 수준이다. 특히 이 중 35개 구역은 분양수입이 발생하기 전인 사업시행계획인가 전까지 60~70%, 착공 시 최대 80%에 달하는 수수료를 선지급하도록 했다. 이행보증이나 사업비 공동계좌, 금품·이권 개입 금지 등의 안전장치는 대부분 반영되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역량 검증과 책임 장치가 부재했다. 사전에 사업 수행 역량을 검증하는 절차가 없어 소수 업체가 여러 사업장을 동시에 맡으면서 개별 조합 관리가 부실해질 위험이 컸다. 사업 전반에 관여하면서도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을 묻기 어려운 구조다.   

현장 실태점검에서도 계약서의 문제점들이 확인됐다. 서울시는 민원이 제기된 건설업자 참여 조합 2곳을 대상으로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서울시·자치구·외부전문가 합동 실태점검을 벌여 총 49건의 부적정 사항을 적발했다. 이에 따라 수사의뢰 9건, 시정명령 21건, 행정지도 19건을 처분했다. 주요 적발 사항에는 입찰공고와 총회 평가배점표 불일치, 동의서 내 자격·역할·수수료 누락, 총회 의결 없는 용역계약 체결 및 수수료 80% 선지급 등이 포함됐다.   

서울시는 근본적인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8월과 10월 두 차례 국토교통부에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을 건의했다. 공동시행자 선정·협약 기준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건설업자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할 경우 재개발·재건축과 마찬가지로 시공자로서의 책임도 함께 지도록 명문화하자는 내용이다. 자격 없는 업체가 수수료만 챙기는 것을 막고 조합의 이중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등록사업자가 공동시행에 참여할 때도 건설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받도록 건의했다.   

법 개정 전이라도 서울시는 자구책을 먼저 시행한다. 오는 12월 중 ▲공동시행 건설업자(등록사업자 포함) 선정방법 및 절차, 입찰제안서를 담은 '선정기준' ▲건설업자 정보와 예상 수수료 총액을 사전에 알리는 '표준동의서' ▲업무범위·책임·수수료 산정기준을 담은 '표준협약서'를 마련해 배포한다. 

이와 함께 서울시·자치구·외부전문가 합동으로 기획점검을 상시화해 위법·부당 행위에 엄정 대응하고, 결과를 조합원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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