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HDC현산의 과실 인정...8개월 영업정지 처분 온당
컨소시엄으로 참여한 광명11구역•신당10구역에서도 HDC현산 외면
[한국건설경제=박동혁 기자] 서울 중심의 알짜 사업지인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수주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에 대한 잡음이 끊이지 않는 모습이다.
2021년 6월부터 7개월 간 광주에서만 24명의 사상자를 낸 참사의 여진이 법적 공방으로 이어지고, 약화된 브랜드 가치로 대형 수주전에서 잇달아 고배를 마시며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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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현장에서 고개 숙여 사과하는 정몽규 HDC 회장 / 업계 제공 |
2일 도시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HDC현산은 최근 '광주 학동 붕괴 참사' 부실시공 혐의로 받은 8개월 영업정지 처분에 대한 업무정지 취소 1심에서 패소했다.
앞서 서울시는 2021년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4구역에서 공사 중 시민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이듬해 3월 부실시공을 이유로 HDC현산에 8개월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 재판부는 붕괴 사고가 발생한 건축물 해체 공사에 부실이 있었고, 이를 진행한 HDC현산에 중대한 과실이 있어 처분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체 작업자들이 계획서의 내용을 전혀 준수하지 않은 채 임의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HDC현산 측에서 확인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지적했다.
당시 HDC현산은 4층 바닥 높이에 달하는 성토체 위에 굴착기가 올라가 해체 작업을 했지만 마땅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될 경우, HDC현산은 8개월간 건설사업자로서 모든 영업활동이 금지된다.
전문가들은 김국현 서울행정법원 법원장이 직접 재판장을 맡아 심리해 결론을 내린 만큼 HDC현산이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여기에 HDC현산은 2022년 1월 발생한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건설현장 붕괴사고'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HDC현산이 공사 중이던 광주 화정 아이파크 2단지 201동의 23~38층 대부분 이 붕괴해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다쳤다.
이에 국토교통부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에 대해 '등록 말소 또는 영업정지 1년' 등의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한 바 .
연속된 붕괴 사고는 HDC현산의 '아이파크' 브랜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고, 실제 HDC현산은 도시정비사업장에서 외면을 받았다.
▶ 광명11구역, 신당10구역 조합 “HDC현산은 공사 하지마”
HDC현산은 용산역 전면3구역에 이어 남영2구역 등 용산 도시정비사업에서 모두 삼성물산에 밀리며 시공권을 내줬고, 경기도 광명시 광명4동과 철산4동 일대를 재개발하는 광명11구역 재개발 컨소시엄에서도 시공분야는 배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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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광명시 광명11구역 재개발에서 HDC현산의 시공을 배제하고 현대건설 단독시공으로 계약이 변경되었다는 2025년 4월 23일자 언론 보도 캡처 / 포털사이트 제공 |
광명11구역은 현대건설과 HDC현산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았는데, 조합에서 붕괴사고를 낸 HDC현산의 시공을 못믿겠다며 현대건설 단독으로 시공해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HDC현산은 컨소시엄 지분조정을 통해 자재 구매나 인력 지원 등 간접적 역할만 맡고시공은 물론 자사 브랜드 ‘아이파크’도 빠지게 됐다.
또 신당10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GS건설과 HDC현산이 컨소시엄을 이뤘지만, GS건설 단독 시공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신당10구역 조합은 최근 조합원에게 "컨소시엄을 허용하면서도 1개 회사가 시공을 맡고 단일 브랜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며 "조합은 이 방법으로 입찰을 공고했고, 컨소시엄이지만 공동이행방식으로서 시공과 하자보수를 하나의 시공자가 시행하기에 단일 회사가 선정된 것과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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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중구 신당10구역 재개발 소식지(2025년 4월) 일부. GS건설과 HDC현산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사업 참여했지만 시공과 하자보수 뿐만 아니라 단일브랜드를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 조합원 제공 |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비교적 경쟁률이 낮은 광명과 신당 지역에서조차 외면을 받는 상황에서 용산 입성을 노리는 건 '언감생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한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는 "24명의 인명사고를 초래한 초유의 붕괴사고를 낸 HDC현산에 대한 시공 불안감은 높을 수 밖에 없다"며 "브랜드 신뢰도 하위권에 맴도는 아이파크가 용산정비창 전면1구역 조합원들의 표심을 쉽게 끌어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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