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동 4구역 임시 총회서 89.2% '계약 유지' 의결
HDC, 조직개편·안전 관리 강화로 이미지 쇄신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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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광역시 학동4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17일 열린 임시총회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사업계획을 가결했다. [사진=조합원 제공] |
[한국건설경제=김채연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이 붕괴사고가 일어났던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지켜내며 반전을 이뤄냈다. 워낙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한 데다 부실시공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라도 안전 관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여론이 우세해지면서 일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HDC현산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여전한 상황이지만 붕괴사고 현장의 시공권 방어에 잇달아 성공하면서 다른 지역 조합원들의 신뢰감을 회복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 '붕괴현장' 광주 학동4구역서 계약유지 반전
20일 광주 학동4구역 주택재개발정비 사업조합에 따르면 지난 17일 열린 학동4구역 임시총회에서 제2호 안건으로 HDC현산의 조치계획서 수용 여부를 표결한 결과 받아들이자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참석 조합원 630명 가운데 찬성이 562표(89.2%)로, 반대 53표(8.4%)와 기권·무효 15표(2.4%)를 훨씬 앞선 것이다.
현산이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조합원들의 마음을 돌린 덕분이다. 현산은 시공권을 지키기 위해 최고급 마감재를 적용한 인테리어와 스카이 커뮤니티·수영장 등 호텔급 커뮤니티 적용을 약속했다.
아울러 축구장 면적 5배 크기의 중앙 광장, 18개 테마정원의 조경 특화, 음식물 쓰레기 이송설비 설치와 같은 생활 편의성 강화 시스템 적용 등 최고급 상품 특화를 제안했다. 여기에 추가 부담이 없는 확정 공사비와 하자 보증기간 등 혜택도 제시안에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최근 잇단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상승과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따른 사업 지연 등도 조합원들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광주 학동4구역뿐만 아니라 다른 사업지에서도 HDC현산과의 계약 유지가 잇따른 이유다. 앞서 현산은 보이콧 움직임이 일었던 서울 잠실진주아파트, 미아4구역 재건축, 이문3구역, 상계1구역, 울산 남구B-07구역 재개발 사업지에서 시공권을 사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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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동 4구역 재개발 투시도/사진=조합원 제공 |
◇ HDC현산, 분위기 쇄신에 총력… 부실시공 이미지 벗을까
HDC현산은 시공 계약 해지 방어와 더불어 대표이사 교체와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한국건축구조기술사회와 함께 준공 후 10년 이내 단지까지 특별안전 점검을 진행하는 등 분위기 쇄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 현산은 올해 1월 광주 화정동 사고 이후 역대 사장단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기구인 비상안전위원회를 설립하고 임직원 인터뷰와 외부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건설안전품질 제고 방안을 도출해 이를 실행해 나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최고안전책임자(CSO) 조직을 신설하고 외부 출신 현장 전문가인 정익희 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 겸 CSO로 선임하기도 했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광주에서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며 23년 만에 현대산업개발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지난 1월 초 취임한 유병규·하원기 HDC현대산업개발 공동대표는 취임 4개월 만에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두 전 공동대표는 화정 아이파크 사태 수습에 전념하기로 했다.
신임 대표는 최익훈 HDC아이파크몰 대표가 맡기로 했다. 최 신임 대표는 HDC랩스(옛 HDC아이콘트롤스)의 코스피 상장과 부동산 정보 제공 기업 부동산R114의 빅테이터 플랫폼 사업을 주도하고 HDC아이파크몰을 재단장하는 등 복합상업시설의 개발·운영 경험을 갖춘 주인공이다.
이에 건설·부동산·유통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해 종합적 경영 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산의 대대적인 기업 쇄신 전략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여론도 여전한 상황이다. 현산은 두 번의 붕괴 사고 이후 광주 운암주공3단지, 안양 뉴타운맨션삼호아파트 재건축과 경기 광명11구역, 부산 서금사A구역 재개발 사업지 등에서 계약이 해지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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